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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Zagni
팬더 1600 보러 간김에, 동대문 DDP에서 전시중인 박수근전을 관람하다. 생각보다 원작은 독특했다. 아주 두터운 질감. 평면으로는 볼 수 없는 어떤 입체감. 하지만 너무 작품 자체가 어두웠다... 그림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더께가 앉은 느낌? 그리고 전시된 작품수가 적었다. 그래도 내겐 가을느낌, 오래전, 어린 시절의 가을을 생각나게 해주는 그림들이라, 반갑긴 했다. * 전시장에서 등산복입고 사진 막막 찍으시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은 차라리 전시장 안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사진 금지 표시가 되어 있는데 안의 직원들도 제지를 잘 안하더라. 플래시는 안터트리고 찍었으니, 트러블 생기는 것보단 그게 낫기도 하겠지만. * 위 그림은 박수근 작품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골목안'. 1950년대에 그린 그림으로,..
따지자면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 대한 현대적 해석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아무튼, 적게 가지고 사는 삶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 여기서는 몸, 마음, 음식, 집, 돈 등 내 개인에 대한 것을 어떻게 심플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어떤 근거 없이 대충 내갈기는 느낌이라 크게 맘에 들진 않지만...-_-; 도미니크 크로가 얘기하는 삶의 기술-의 본체는, 사실 그리스인들이 말했던 삶의 기술이다. 직접적으론 에피쿠로스 학파의 영향을 받았다. 대신 도미니크는 어떤 '고민'을 거세한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 지는 '그렇게 살아야 좋은 삶이다'라고 규정내려 버리고 대신 다른 삶의 양식을 들이민다. 고민이 거세되니 읽기는 쉽지만,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는... 모르게 된..
일드 히어로가 아니라, OCN에서 만든 양동근 주연의 히어로. 미쳤다고 몰아서 보다가 깨달았다. 망한 드라마엔 망한 이유가 있는게지...-_-; 이건 초능력자도 뭐도 아니고 파워업할 아이템은 제로인데 능력은 자가 치유 능력뿐. 활약도 거의 없다. 보다가 지루해 죽는 줄 알았다.
TOP의, 탑에 의한, T.O.P을 위한 영화 처음엔 너무 평범하게 보여서, 지나가는 행인1 인줄 알았던한예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예뻐보인다는 것에는 감동
별 생각없이 보면 되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그런데 등장인물들 나이가 생각이상으로 많다. 노인을 위한 액션 영화인건지... 가장 어린 배우가 이병현(1970년생). 여자 히로인인 메리 루이스 파커가 64년생이니(한국 나이 50)... 뭐 말 다했다. 더 늙어 보이는 캐서린 제타 존스가 69년생이란 것은 비밀. 꽃보다 할배가 괜히 먹힌 것이 아니라니까. 세계적으로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 란 것을 절감했다. 안소니 홉킨스는 꽤 귀엽게 나오면서도 섬찟. 명불하전. 헬렌 미렌은 브루스 윌리스보다 10살이나 연상...;; 별 생각없이 재밌게 보면 좋을 영화이지만, 전체적인 짜임새도 훌륭하다. 아귀가 잘 맞는다. 원작 만화를 보고 싶어졌다.
옥탑방 연구소장님의 추천으로 보게된 영화, 천사의 사랑. 불치병을 가진 남자와 티없이 맑은척 하지만 세상 물정 다 아는 어린 여자 아이의 사랑이야기. 뭔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랑 조금 닮았지만, 이 영화는 남자의 로망에 조금 더 다가가 있다. 깔끔하고, 가볍게 보긴 좋다. 어디서 많이 봤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시하기로 하자. 영화는 가끔, 그냥 꿈이 되어도 좋으니까.
이 책은 선물을 받아서 처음 읽었다. 그러니까, 몇번의 실연을 당하고, 머리 뒤에 칼을 꽂는 사람들과의 부대낌 속에서, 쓸쓸한 마음에- 밤새 밤과 놀아날때- 사람 보다도 술 보다도 밤이 좋아서 밤을 샐 때, 그때, 아주 키가 작고 귤색 머리를 한 친구에게서 선물을 받았다. '좋아' - 라는 한 마디와 함께. 그리고 그 날밤, 읽지 않고 버려두고 있다가, 술에 깬 다음날 아침, 진한 숙취 기운과 함께 읽어버렸다. 읽다가, 읽다가, 다 읽어버렸다. 가만가만, 누군가가 옆에서 허밍으로 노래하고 있는 듯한 느낌. 대낮부터 쓸쓸한 내 마음속으로 밤이 걸어들어와, 편두통의 곁에서 웅얼웅얼 노래부르다가 떠난다. 그것은, 슬픔도, 애절함도, 눈물도 아닌, 뭐랄까. 아무도 힘들다고 하지 않는데, 나는 그 어리석을 정도의..
1. 초전도 나이트 클럽. 예전에 잠시 활동했었고 아직까지 가늘게 숨이 붙어있는 동호회의 이름이다. 가입은 오래 전에 했었지만, 본격적으로 그 클럽에서 활동했던 것은, 동호회의 거의 끝 물이었다. 그 안에서 이미 사람들은 만났다가 헤어지고, 웃고, 울다가, 이미 마음의 벽을 쌓고, 서로 갈리고, 싸우고, 오해하고, 서로 끝갈 곳 없는 감정의 골이 파여져, 결국 서로 흩어지고... 이제는 추억의 흔적으로,내게 남은 몇 명의 친구로만 남아있는 이름. 하지만 이상하게 그 이름을 부를 때면, 휘파람 소리 내듯 휘-하고 부를때면, 날선 그리움들,이 목구멍을 간지럽히곤 한다. 하루 하루 무뎌지지 않기 위하여, 마음으로 깊은 칼을 갈고 또 갈던 그 사람들이. 웃으면서 혀 끝으로 칼을 던지던 사람들이. 그 칼 끝에 묻..
자신을 사랑하세요, 사랑하세요, 사랑하세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마세요. 당신의 마음에 남아있던 상처, 당신의 친구들, 연인, 부모, 직장 동료들이 남겨주는 쓰라림들, 가끔은 결코 용서하지 못할 것 같은 지난날의 후회스러운 결정들. 그 모든 것들이 당신을 바보같다고 놀리고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져도, 결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면 안돼요- ...라고, 조근조근 말해주는 책.
응, 이런 꿈을 꾸는 것도 괜찮겠지. 너무나 낡은 시대의 글이라서,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지는 미야자와 겐지의 글 같은 꿈도. 처음에 읽을 때는 글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속독을 즐기는 타입인 내가, 처음 책을 잡고 다 읽기까지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이 걸렸을 정도니까(무려 한달). 이유는 단 하나, 맨 처음 글인 은하철도의 밤-에서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 왜 막혔냐고? 실은 글에 나오는 거리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 글에 나오는 꽃이름이, 풀이름이, 나무이름이 낯설어서- 그 고비를 넘기기가 참 힘들었었다(덕분에 어린이를 위한 식물도감책을 다시 읽을 예정이라는.). 겐지가 살았던 시대는 그런 시대. 이상한 이름의 기계들 보다는, 꽃과 풀과 별과 나무가 더 친숙하게 존재하던 시대. 그런 이름 ..
별 하나를 주다니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 책에 붙어있는 번역자의 과찬이 불쌍하게 여겨질 정도로 나쁘다. 대충 이야기만 들으면 흥미가 생긴다. 죽은 네 사람이 각각의 풀어야할 사연을 가지고, 전혀 다른 사람의 몸을 빌어 지상에 돌아와서, 그 네 사람이 얽히고 설키면서 벌어지는 사흘동안의 이야기.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야기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도 이런 구조. 서로 관련이 없는듯하면서도 끝없이 이어지는 인연의 고리. 하지만 유일하게 봐줄만한 것은, 저승에 대한 묘사뿐. 현실과 다를바 없는, 관료적인 공무원 세계처럼 보이는 저승에 대한 묘사. 그것만이 유일하게 재미있다. 두권으로 나뉜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면서 속으로는 얼마나 화가 났는지. 단편 모음집인 철도원을 읽으면..
사실 이 책에 별 4개는 좀 과하다. 아사다 지로의 단편들의 모음이지만, 그 각각의 편차가 좀 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파이란"의 원작이라는 단편 "러브레터"는... (그 글을 읽으면서, 이 원작으로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든 송해성 감독은 천재다-라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지 못하게 된 이유는, 오직 하나. 아사다 지로가 보여주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 부적응자, 또는 낙오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때문이다. 퇴직을 앞둔 철도원, 3류 야쿠자, 실직한 회사원... 그런 사람들이 아사다 지로가 쓴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의 소설들에 우아하고 잘난 주인공들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바닥에서, 원칙을 지켜가며 한 사회를 버..
자자-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읽어보세요. 버스 안에서나, 지하철에서나, 잠자리에 막 잠이 들 무렵에나. 그냥 가볍게, 친구와 잡담을 하듯. 예쁜 그림들에 예쁜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에는 가난하고 비루하지만 좋은 친구들과, 좋은 강아지와 좋은 고양이와 좋은 옥탑방이 넘쳐나지만, 그래도 또 읽고 읽다보면, 가끔은 살풋이 느껴지는 짠내나는 슬픔들이 있답니다. 그와 같은 사람들, 나와 같은 사람들.우리같은 우주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서기 2131년. 세계를 파멸로 치닫게 했던 비핵대전이 끝난 후, 전쟁의 폐허에서 살아남은 전설의 여전사 ‘듀난 너츠’는 아름다운 여인 ‘히토미’에 의해 평화도시 ‘올림포스’로 이송된다. 일곱 명의 원로들로 이루어진 '칠현로(七賢老)'와 슈퍼 컴퓨터 ‘가이아’에 의해 지배되는 올림포스는 전쟁 이후의 세계를 통제하는 거대 도시였다. 올림포스에 도착한 듀난은 황폐한 전쟁터와 달리 평화로운 모습에 안도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완벽함에 어색함을 느낀다. 그리고 히토미를 포함한 올림포스 거주자의 반 이상이 인간 사회 안정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우량종 복제인간 '바이오로이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자신의 옛 애인 ‘브리아레오스’마저 희로애락의 감정이 억제된 바이오로이드로 변했다는 데 충격에 빠진다. 한편 우수..
어찌보면 지루하고, 어찌보면 막막하다. 영화는 딱히 감정도, 고통도, 기쁨도 강요하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진행된다. 대상은 알카에다. 그래서 가장 현실적인 첩보물. 하드 보일드. 보면서 베를린에 나온 한석규가 생각났다. 일에 이유가 어딨냐고.
설날에 집에서 쉬다가 우연히 보게된 영화, 아마겟돈. 별 기대 안했는데, 정신없이 빨려들어가며 봤다. 적당한 유머에 섹시, 액션, 재난... 상업 영화로서 상당히 잘만든 축에 속하는 영화. 나중에 검색을 하다 이 영화가 1998년 영화란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지금 봐도 상당히 재미있는 수작. 마이클 베이 감독의 명성이 괜히 얻어진 것이 아니었구나... 단, 따지고 들어가기 시작하면 정말 한도 끝도 없어진다. ^^; 우주선이 추락해도 사람이 살아날 정도니까...
세넨툰치. 아침부터 이런 영화를 무자막으로 보다니, 내가 미쳤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의외로 여운이 짙게 남는다. 생각보다 잘 만들어진 스릴러. 인간은 그리 예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줄거리는 이 글(링크)를 참조. * 어째서 그 여자애는 그리 힘이 좋았을까? 송아지 가죽을 벗겨내는 것도, 사람 가죽을 벗겨내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을 텐데. .. 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 봄. * 그 아이에겐, 껍질만이, 보이는 것만이 그 사람의 전부였구나... 하는 생각도. 하긴, 인간과의 관계맺음이 어떤 것인지, 그 아이가 알 수 있었을까. * 포스터의 그림 하나 하나가, 영화를 보고 나면 다르게 다가온다. 무섭다.
처음 도입부에 노동자들의 모습이 보이길래, 인디 영화인가? 하면서 봤는데... 메이저 영화였다. 주연이 무려 덴젤 워싱턴. 소재는 어쩌다가 기관사 없이 출발하게 된 무인 열차. 뻔한 줄거리로 이어지지만, 이런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질 수도 있구나-에는 조금 감탄. 싣고 있던 화물이 폭팔물이란 설정 하나로, 자연스럽게 영화 전체에 긴장을 주고 있다. ...기차를 표현하는 씬들은, 헐리우드 영화답게 대박. 생각보다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면 실망한다. 아무 생각없이 접하는 것이 좋을듯.
그닥 나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 결혼 한 다음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이 특이하달까. ...라지만, 이런 것도 의외로 많긴 하지. 깔끔하다. 전형적이다. 그냥 볼만하다. 유대인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은 조금 이해 불가.
내가 왜 이 드라마를 이제야 본 걸까. 정말 땅을 치며 후회했다. 조금만 더 일찍 봤어도, 한뼘쯤은 더 행복해 질 수 있었을 텐데. 이 드라마안에는 내가 꿈꿨던 풍경이 들어가 있다. 휴대폰도, 인터넷도 없는 세상, 낮은 노을이 가득 들어찬 마루와, 친구들과 즐기는 밤의 옥상 파티. 어찌할 줄 모르는 간절한 기다림과, 만들어내고 싶었던 우연, 또는 기적.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다들 그러더라. 그렇게 묻더라. 내 방학은 언제쯤 끝날까?-하고. 세나 : "저기... 이런 식으로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긴-- 휴가 라고..." 미나미 : "긴 --휴가라니?" 세나 : "난 말이죠. 언제나 분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왜 있잖아요. 뭘 해도 잘 안 될 때가요. 뭘 해도 안 되는 그럴 ..
정말 아무 생각없이 봤던 영화. 그리고 그래서 재밌게 즐겼던 영화. 3D로서 어떤 입체감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로봇들의 입체감은 꽤 쓸만하다. 그나저나 전에 월드 인베이전-에서도 그렇고, 지구를 순식간에 점령했던 외계인들이 막판에 가면 너무 순식간에 뒤집히는 게 참.... 메간 폭스가 안나온 것은 슬프다. 3D였는데.
정말 아무 생각없이 보기에 딱 좋은 영화. 생각하면 지는 거다! 라고나 할까. 하지만 나름 재밌었음. 보고나면 몸이 근질근질해짐. 카트 타러 가고 싶어서... 나름 재밌게 기억되는 장면. 저 강성-(성 강)이란 배우는 대체 누구인건지. 한국계 같은데, 잘 모르겠다. 저 여자는 이스라엘 출신인데, 영화 속에서도 전직 이스라엘 여군 출신으로 나옴...;
그러니까 어젯밤 LOST 시즌 1 에피소드 9부터 보기 시작해서... 방금 에피소드 24까지 모두 봤습니다(중간에 잠도 좀 자고..). 후아... 미드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꽤 재미있네요...o_o;;; 마치 예전에 무협지나 무협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말 그대로 '손에 잡으면 놓지를 못한다!'라는(PSP로 봤습니다.). 계속 꼬리를 잡고이어지는 에피소드들, 개인 인간관계의 복잡한 뒤얽힘, 밝혀지는 뒷 이야기, 예상 못한 반전... 정신차려 보니 새벽이더군요. PSP 들고 침대에 누워서 봤으니 망정이니... 뭔가 멍-한 기분도 들고, 하여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기분 있잖아요. 별로 한 것은 없는데 시간은 금방 지나간 기분. WOW에 미쳤을 때 느꼈던, 게임이나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