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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초전도 나이트 클럽 - 무라카미 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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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초전도 나이트 클럽 - 무라카미 류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6. 6. 14:56

1. 초전도 나이트 클럽예전에 잠시 활동했었고 아직까지 가늘게 숨이 붙어있는 동호회의 이름이다. 가입은 오래 전에 했었지만, 본격적으로 그 클럽에서 활동했던 것은, 동호회의 거의 끝 물이었다. 그 안에서 이미 사람들은 만났다가 헤어지고, 웃고, 울다가, 이미 마음의 벽을 쌓고, 서로 갈리고, 싸우고, 오해하고, 서로 끝갈 곳 없는 감정의 골이 파여져, 결국 서로 흩어지고...


이제는 추억의 흔적으로,

내게 남은 몇 명의 친구로만 남아있는 이름.


하지만 이상하게 그 이름을 부를 때면, 휘파람 소리 내듯 휘-하고 부를때면, 날선 그리움들,이 목구멍을 간지럽히곤 한다. 하루 하루 무뎌지지 않기 위하여, 마음으로 깊은 칼을 갈고 또 갈던 그 사람들이. 웃으면서 혀 끝으로 칼을 던지던 사람들이.


그 칼 끝에 묻어있던, 

자해한 흔적이 새겨진 핏방울의 비린내 나는 슬픔이.


2. 초전도 나이트 클럽오늘 다 읽은 무라카미 류의 소설. 그리고 이 소설을 마지막으로, 류의 소설은 더 이상 읽기를 포기했다. 최근 몇년 동안 보여주고 있는 그가 가진 나태스러운 글 쓰기, 재능의 낭비가 아닌 없는 글을 억지로 짜내는 듯한 모습에서 보여지는 안쓰러움.. 이제는 더 보기가 지겨워 졌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코인 로커 베이비스", "69" 여기에 덧붙이자면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 이 정도만 빼면, 류의 글은.. 쓰레기라고 해도 좋다( 이 평가에는, 글을 쓰는 지금 시점의, 류 때문에 엉망이 된 마음이 반영되어 있음을 이해하기 바란다.).


처음은 괜찮았다. 오랫동안 읽으려고 벼른 작품이기도 햇지만, 아니, 예전에 읽지 않은 류의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탐이 났던 책이기도 했지만. 처음은 괜찮았다. 대략 1/3까지는. 류 특유의 재기 발랄함과 유머, 시니컬함, 평범에 대한 조롱. 모두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나머지 2/3는..


정말, 나쁘다, 류.

어떻게든 빨리 페이지를 때워서 끝내버리고 싶은 욕심이, 안 나오는 글을 쥐어짜면서 끝내려고 아둥바둥하는 모습이 정말 절실하게 느껴져, 슬프게 웃어야만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씨바- XXX라고 해버렸다.


3. 나는 가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죽어야할때 깨끗하게 죽어버리기를 희망한다. 추하게 늙어버리지 않기를.




동호회 초전도 나이트 클럽은 내게 하나의 친구를 남겨줬다. 소설 초전도 나이트 클럽은, 류가 어떻게 소설을 쓰는 지를,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에서 내게 가르쳐 줬다. 하지만 결국, 내게 남은 것은, 무라카미 류와 신경숙은, 어떤 의미 레벨에서는 동급이라는 것일 뿐.


나는 가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죽어야할때 깨끗하게 죽어버리기를 희망한다...



초전도 나이트클럽 - 10점
무라카미 류 지음, 이정환 옮김/샘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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