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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Zagni
1. 옛날 자료를 찾을 일이 있어서, 백만년만에 들어간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명록에서, 백만년만에 전해진 비밀 편지를 받았어. 그 사이 우리는, 인사도 하지 않고 두어번 스쳐지나갔는데, 벌써 시간이 그만큼 흘렀는데, 당신 편지를 나는 이제야 받았지. 왠지 웃음이 나더라. 2. 빠에 들어갈 땐 항상 인사를 해. 인사는 언제나 하이 파이브. 기왕이면 큰 소리가 나는 것이 좋아. 그건 내가,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신호. 출빠를 나갔을 때도 마찬가지야.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밝게 웃으면서 하이 파이브. 그건 당신과 내가 친구라는 이야기지. 가끔 누군가는 인사를 씹어버려. 마치 웃기다는듯 위아래로 스캐닝 하고는 고개를 돌리지.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아. 나도 아는 척 안해도 될 사람이 하나 생겼을 뿐이니까. 말했..
싸이월드 앱에서 누구 생일이란 알림이 뜬다. 들어가봤다. 다른 미니홈피들처럼, 여기도 몇년 전부터 업데이트가 멈췄다. 그냥 그 아이의 옛날 사진첩이나 둘러보는데, 갑자기 내 얼굴이 가득 보인다. 처음엔 당황했다가, 나중에 시간대를 살펴보다, 아아, 그랬었지-라고 중얼거린다. 아아, 그래, 그땐, 그랬었지-라고. 벌써 꽤 긴 시간이 났지만, 아마, 호감을 품고 있던 사이였을거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나고 돌아보니 분명히 보인다. 하지만 너와 나는, 정말 무엇이었을까. 그렇게 만나고, 얘기하고, 영화를 보고, 수다를 떨고, 같이 춤을 추고, 사진을 찍었지만... 정말, 너와 나는 무엇이었을까. 이상하게, 서로 상처를 주고받았던, 그 순간만큼은 분명히 기억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멀어져갔다. 그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