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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학번이 새내기들에게... - 하종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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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학번이 새내기들에게... - 하종강

자그니 2006. 4. 11. 14:11
술에 취한 81학번이 장난스레 05학번들에게 물었습니다.“너희는 아직 운동권이냐?”그때 저는 그래도 예의상 “글쎄요” 정도의 얼버무림 정도가 대답으로 나올 줄 알았습니다만, 05학번의 대답은 그야말로 청룡언월도같은 ‘아니오’였습니다.그 자리에 앉은 사람들 전과 다 합치면 얼추 세어도별 열 개는 넘길 듯했는데, 그 선배들의 머나먼 후배들은 이제 자신은 더 이상 운동 따위 고민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있었던 게지요. 새삼스런 일도 아니고, 거기에 눈을 부릅뜰 일이나 부라릴 일은 초저녁에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는 걸 모르진 않지만 웬지 씁쓸해져서 81학번에게 “애들이 많이 변했지요?.”라고 물었을 때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81학번 형이 그런 말을 했습니다.

“아냐. 난 우리 때 우리를 보는 것 같아.합창부하고는 좀 다르고, 그렇다고 운동권도 아닌 것이...... 좀 뭔가 다른 거.... 그게 우리였거든.어쨌든 난 애들이 운동 같은 거 생각 안하는 게 좋네.우리가 이렇게 만들려고, 후배들은 이런 걱정 안하게 하려고전두환이랑 대가리 터지면서 싸운 거 아니냐.”


산하님의 글 90년,94년, 06년의 5만원 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읽다가 생각난 글이 있어서 옮겨봅니다. 하종강(자유혼)님께서 99년 3월 17일, 나우누리진보통신모임 찬우물에 올리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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