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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취생몽사

당신 옆 집에 살았으면 좋겠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7. 30. 03:12

1.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해.

나와 당신, 이웃집에 살았으면 좋겠다고.


오늘은 피곤해서 조금 일찍 자야지-하고 자리에 누우려는데,

당신에게서 전화가 오는 거야.


"빨리 나와. 빨리"


입이 뾰루퉁해져서 걸어간 나에게,

당신은 어제 배운 패턴이 안된다고 징징대.

나는 그것도 못하냐고 핀잔을 주다가,

나도 안되서 그만 얼굴이 빨개져.


그리곤 기준형에게 전화를 걸어 나도 징징대는거지.

착한 기준형은 집에 가려다 말고 차를 돌려 당신 집앞으로 오겠지.

혼자 오겠어? 또 누군가도 데리고 오겠지.

말로는 쉽다면서 어려운 패턴을 둘이 척척해내는 것을 보고

우리는 잠시 풀죽어 있는 거야. 괜히 "우린 초보니까.." 그런 핑계를 대도 될거야.

그렇게 연습을 하고 있다보면 도리에게 카톡이 날아와.


"술 먹을 사람들 어디로 와요~"


아, 맞아. 지금은 여름밤이야. 날은 덥고 습한데 매미 소리만 시끄러워.

연습하니 땀도 나겠다- 안가겠다는 사람들을 데리고 그쪽으로 걸어가. 

스릴은 이쭈를 바래다 주고 온다고 하고, 

아키랑 민주는 이미 거기서 "에이 몰라"하면서 술을 마시고 있어.

그렇게 신나게 떠들며 마시다보면 당신 눈이 살짝 감겨.

집에 가야겠다-하고 일어서는데 왜 둘이 같이 가냐고 사람들이 물어봐.

그때 이렇게 대답하는 거야.


"우리 서로 옆집에 살아-"


하고.


2. 가끔 정말 그런 생각을 하곤 해.

나와 당신, 이웃집에 살았으면 좋겠다고.


아침에 집 앞으로 나와 담배를 피고 있으면 

저기, 네가 나타나는 거야.


"안녕- 좋은 아침이지?"

"응. 기다렸어?"

"어. 지하철역까지 같이 갈까?"


그리곤 새끼 손가락을 걸고 같이 걷는 거야.

새끼 손가락 끝만 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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