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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Zagni
'내가 내 존재도 모르는 사람한테 혼자만 일방적으로 시간 낭비했구나, 쓸데없는 짓 했구나'하면서 후회하지는 않게 해주고 싶어요. 적어도 완전히 일방적 관계는 아니었다, 내 덕분에 아이유가 더 반짝반짝할 수 있어고 행복해했다는 정도의 확신은 가질 수 있도록 저도 나름의 방식으로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줄게요. 그러니까 그냥 여러분이 짐작하는 것보다도 아주 약간 더 제가 여러분을 생각하면서 산다는 거 정도는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아이유 6주년 팬미팅에서, '왜 연예인 걱정을 하느냐고?', 시사인 2014.12.20, p67
문득 얼마 전 EBS 도중하차 논란에 휘말렸던 도올 김용옥이 현재의 한국 정치를 ‘무기탄(無忌憚)의 정치’라 표현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거리낌이 없는 정치, 말 그대로 공적 마인드가 없는 정치라는 뜻이다. 무기탄의 정치가 횡행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을 빌린 도올의 통찰이 흥미롭다. 국민의 마음에 깊은 분열의 골을 파놓을 뿐 아니라 공적 마인드의 상실로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염치’를 모르게 된다는 것이다. - 팔푼이 짓 하는 이유, 김은남 요즘 세상이 싫은 이유. 염치를 모르는 사람들. 모든 사람이 죽어도 나하나만 잘 살면 된다는 그 몰염치함에 대한.
거기 나즈막한 돌이라도 하나 있다면 우리는 그 위에 앉아 서로에게 물어볼 텐데 학살자들은 또 무슨 궁리를 할까? 우리가 울부짖기도 전에 우리의 목을 죈 그들 우리가 죽기도 전에 우리의 관을 짠 그들 그런데 우리가 무죄를 입증하기도 전에 차가운 곁눈질을 던지며 그곳을 총총히 지나치던 시민이라는 이름의 방관자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시사인을 펴는 데 심보선 시인의 詩가 먼저 눈에 걸린다. 조만간 서점에 나가면, 『눈 앞에 없는 사람』이 있는 지 살펴봐야 겠다.
반인륜적 국가 범죄 배상에는 시효가 없다 - 문경 학살 사건이 발생한지 61년만에 나온 대법원 2부 판결에서 (시사인.2011.9.24.p32)
그녀는 진정 즐겁고 모험 넘치는 삶을 살고 싶으면 기대를 아예 버리라고 말한다. 기대와 꿈은 다르다. 기대란 아카데미상,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서울시장, 꼴통 보수의 보스, 대통령처럼 미래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을 말한다. 꿈은 다르다. 이를테면 당신의 영혼과 재능과 상상력올 발휘해 계속 세상을 재창조하겠다는 야무진 것이다. 꿈에 사로잡힌 영혼은 급상승하지만 기대에 묶인 정신은 지옥을 헤맨다. 그녀는 우리에게 몸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고 충고한다. 혼자 있을 때조차 몸을 돌봐야 한다. 최상의 상태에 있을 때에만 내면이 기쁨으로 차오르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신이 너무나 오랫동안 몸을 방치하지 않았는지 전면 거울 앞에서 자세히 들여다 보라고 권한다. 그녀는 자신만올 위한 놀이상자를 만들어보라고도 말한다. 아이..
그러나 사람들은 좀처럼 약자 편을 들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약자가 더 나쁜 놈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한국 재벌은 노동자를 세계에서 가장 지독하게 착취하지만, 한국 중소기업은 더 악랄하고 더 지독하게 착취한다는 것을. 노동의 관점에서 본다면, 중소기업은 그저 ‘후지고 작은 재벌’이고 ‘재벌이 못 된 재벌 워너비’일 뿐이다. 그들 편을 들어줄 이유가 있는가? 심지어 삼성은, 학벌주의라는 측면에서는 그 어떤 기업보다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명문대 졸업장에 가장 환장하는 건 중견 기업, 혹은 중소기업이다. 그리고 명문대 출신이 퇴사하면 뒤에 대고 욕을 한다. ‘요즘 20대들 나약하고 이기적이라 대기업만 가려 한다’고 비난한다. 물론 갑보다 을이, 강자보다 약자가 더 문제라..
단순히 1인 가구로 사는 것을 독립이라고 본다면 두 사람은 겉으로는 ‘번듯한’ 독립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1인 가구는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20.0%였지만, 2010년 조사에서 23.9%로 증가했다. 이를 연령별로 쪼개보면 1인 가구 중 20~30대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37.5%나 된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을 한 꺼풀만 들춰봐도 ‘독립’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불완전함이 드러난다. 독립의 사전적 의미가 ‘다른 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아니하는 상태’라 한다면, 김씨의 경우는 가족 문제에서, 박씨의 경우는 경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독립이다. ...박씨에 따르면 문제는 ‘결혼 못하게 만드는 사회’이다. “가만히 보면 개인-가족-이웃-지역사회-국가, 이 연결고리가 다 끊어져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