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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란 의미일까 - 동물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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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란 의미일까 - 동물원

자그니 2007. 3. 10. 09:22

1.

좀더 성숙해진 것 외엔 달라진 게 없었어
이젠 속물이 다된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어
7년이란 긴 시간이 세상을 할퀴고 지나가며
아마 한 명쯤은 하고 너를 지켜줬나 봐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처럼 헤어졌던 우리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렇게 만나게 된 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구라는 이해하기 힘든 곳이
책에서 배웠던 것처럼 둥글기 때문일까

얽혀진 실타래처럼 어렵고 힘든 세상에서
이젠 혼자로 남아 허기지게 쓸쓸할 때
아름다웠던 지난날의 널 만나게 된건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란 의미일까

2.
너를 꼭 닮은 여자아이가 나를 보며 웃네
아마 당황한 내 모습이 우습게 여겨졌나 봐
우연이란 결국 필연의 또 다른 모습임을 알았다면
좀 더 의연한 모습으로 너를 반겼을 텐데

얽혀진 실타래처럼 어렵고 힘든 세상에서
이젠 혼자로 남아 허기지게 쓸쓸할 때
아름다웠던 지난날의 널 만나게 된건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란 의미일까



언젠가 이렇게 될 수 있을까. 너를 다시 보고서도, 흔들리지 않고, 살풋 웃어주는 내가 될 수 있을까. 쓸쓸한 삶에 너와의 기억이, 작은 선물이 되고 노래가 되고 파도가 되고, 그렇게 작은 것들이 되어 다가와 줄 수 있을까. 이 노래를 부르고 7년 정도가 지나, 김창기는 "너의 소식을 전해 들었어 ... 미안해, 난 이제 예전의 내가 아냐"라고 노래했다. 다시 우연히 만날 나이도 아직 지나지 못한 지금, 7년이 지나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그때도 나는 중얼거릴 수 있을까.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란 의미일까,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란 의미일까- 하고.

...아니, 나는 허구헌날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는 걸.
...내 삶이 눈뜬 채 꾸는 백일몽인걸.



* 김창기가 노래를 짓고 부르다


4집 네번째 노래모음
동물원 / 미디어신나라
나의 점수 :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동물원의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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