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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취생몽사

어두컴컴한 내 방

자그니 2007. 2. 14. 01:46
정전이 된 집에선 아무런 빛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 더듬더듬, 방문을 찾는다.

어두운 내 방,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이야기도 들리지 않는 밤,
보일러가 꺼져서 차가운 공기가 머물고 있는 그 곳에서,
나는, 입던 옷을 입은 채로 더듬더듬,
침대를 찾아서 몸을 눞힌다.
그제서야 이불이 온기를 머금는다.

너무 고요하고 고요한 내 방.
똑똑-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던 마음 하나,
못본 척 내버려둔 채 몰래 숨어든 내 방.
아기처럼 웅크리며 몸을 숨긴다.

따뜻한 그 곳.
고요해서 예쁘게 느껴지는 그 곳.
내 방,
불 꺼진 내 작은 방.

지난 상처가 너무 지독해
아직도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내 마음 안의 키작은 어린 아이-

가만가만 달래주다 그만
내 손가락에도 눈물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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