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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 가네시로 카즈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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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 가네시로 카즈키

자그니 2003. 10. 17. 11:11

남자가 마을에서 맞는 일흔번째 일요일,
두 다리를 잃은 남자는 다시 광장에 모습을 나타냈어.
그리고 의자에 앉은 채 두 팔과 두 손과 양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지.
그 춤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이
번에는 왕의 부하가 두 팔을 싹뚝 잘라버리고 말았어.

그런데도 백서른번째 일요일,
남자는 목을 교묘하게 움직이면서 목으로 춤을 춘 거야.
그리고 끝내 왕의 부하가 남자의 목까지 쳐버리고 말았는데,
땅으로 구르는 남자의 목을 본 마을 사람들,
놀라서 비명을 질렀지.

남자가 리듬을 바꿔가면서 눈꺼풀을 감았다 떴다하면서
눈으로 춤을 췄던 거야.
하지만 그 춤은 오래가지 못했지.
그리고 남자는 두 눈으로 피눈물을 흘리면서 죽어갔어.

남자의 육체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지만,
남자의 춤은 마을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그 후에도 오래오래 이어져 내려갔데"

잠시 침묵이 흐리고, 야마시타가 입을 열었다.

"그 왕하고, 왕국은 어떻게 됐는데?"
"나도 리틀 중사한테 같은 질문을 했었어.
그런데 리틀 중사는, 왕과 왕국이 어떻게 되었냐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왕과 왕국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훌륭한 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담고 있는 액자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그러는 거야."

히로시는 내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부드러운 눈길로 우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리틀 중사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작별인사를 했어.
너는 고된 인생을 살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아 좌절하는 일도 있겠지, 라고 말이야. 그리고......"

우리는 세계와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느끼면서
히로시의 마지막 말에 귀기울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힘든 일이 많을 거야.
어려운 시절이 닥쳐올 거야.
숨쉬기도 아플 만큼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날들일거야.

희망이 없을지도 모르고
절대로 좋아지는 날 따윈 오지 않아

...그래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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