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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 - 요시모토 바나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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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 - 요시모토 바나나

자그니 2003. 10. 15. 03:15
"엇. 너 바보아냐?"

아버지가 말했다. 천천히 큰 소리로 말하는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움조차 느껴져서,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아버지손에 안겨져 있는 종이봉지안에는 엄마가 매우 좋아하는 딸기가 가득 들어있었다. 아버지의 어떤 이야기나 무엇보다도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잠자코 있는 나를 보며

"이봐, 조언 해줄까?"

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그의 파카의 모자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옛날, 어린 나에게 말해주던 아버지의 조언은 언제나 세상에 떠도는 소문으로 저질스러운 것뿐이었기 때문에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뭐야?" 라고 말했다.

"행복이란 말이지..죽을때까지 계속해서 달린다는거야"

바람속에서 상냥하게 눈을 가늘게 뜨며 아버지는 말했다.

"게다가 가족은 어디에 있어도 하나지만 사람은 죽을때까지 혼자다. 알겠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바나나의 소설, 키친과 물거품-
그리고 그 가운데 매일 되뇌이는 구절 중의 하나입니다.

행복이란 말이지, 죽을 때까지, 달려갈 수 있는 것이라고.


응, 달려갈께요.
외로워도 슬퍼도, 웃으면서도 눈물 흘리면서도
달려갈께요.

응, 기억할께요.
천국에 있어도, 지옥에 있어도,
제주도에 있어도, 라스베가스에 있어도,
오사카에 있어도, 시드니에 있어도
사람은 죽을 때까지 혼자일 수 밖에 없어도,

가족은, 하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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