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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마지막 날에 - 앨런 라이트맨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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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마지막 날에 - 앨런 라이트맨

자그니 2006. 10. 8. 18:56
1907년 9월 2일 세계에 종말이 닥친다.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베른에서도 다른 도시나 시골과 사정이 다를 것이 조금도 없다. 종말이 닥치기 한 해 전에 학교는 문을 닫는다. 미래에 대해 배울 까닭이 뭐가 있나? 남은 미래라 해 봐야 아주 짧은데. 수업이 영영 끝나 신바람이 난 아이들은 크람 거리에서 숨바꼭질도 하고, 아르 거리를 달리면서 강에다 돌멩이를 던지기도 하고, 박하사탕과 눈깔사탕에 동전을 죄다 쓰기도 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둔다.

종말이 있기 한 달 전에 모든 업무는 마감된다. 연방의회는 회의를 중지한다. 스파이허 거리에 있는 전화국 건물은 침묵을 지킨다. 라우펜 거리에 있는 시계 공장도, 니데크 다리 건너에 있는 제분소도 마찬가지다. 남은 시간이 거의 없는데 장사며 공장이 다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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