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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책무 - 노암 촘스키 본문
도덕적 행위자로서 지식인이 갖는 책무는 '인간사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문제'에 대한 진실을 '그 문제에 대해 뭔가를 해낼 수 있는 대중'에게 알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정의는 도덕적 행위자라면 당연히 해야 할 노릇이기 때문에 동어반복일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뻔한 소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문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속한 지식인 계급의 기본적인 실천 원리가 이 기초적인 도덕률조차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입에 거품을 물고 말이다. - p16
경제의 합리주의가 체계화되어 강요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중적인 면을 띠었다. 약한 사람들에게는 시장법칙이 가차없이 적용되었고, 필요할 때마다 부자와 특권계급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 -p88
'모진 사랑'은 "부자에게는 사랑을, 그밖에 모든 사람에게는 모질게"라는 말로 요약된다. -p94
- 노암 촘스키, 지식인의 책무, 황소걸음
촘스키는 지식인과 가진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치위원'들의 편을 가른다. 그리고 정치위원들이 어떻게 헤게모니를 잡고,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짓밟는지를 고발한다. 그가 고발하는 세계는 '경제적 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치장된, 기업과 그 기업의 이해관계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정치인이 진실이라고 포장한 거짓 세계다.
촘스키는 그저 '주장'하지 않는다. 수많은 자료와 통계와 근거를 바탕으로 세상을 분석하고, 그 분석에서 '진실'이라 보이는 것들을 캐낸다. 그의 글 안에서 죽어있던 아담 스미스, 훔볼트, 알렉시스 드 토크빌, 존 듀이, 토마스 제퍼슨은 다시 부활한다.
그가 보기에 오늘날의 사상은 '돈을 벌어라! 너만을 생각하라!'다. 그리고 그것은 민간의 폭군-자본과 기업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키워내기 위한 흉계다.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이 실랄하게 비판했던 일들이 지금 다시, 자유주의의 이름을 붙이고 자행되고 있다. 인권은 사라지고 재산권만 남은 민주주의, 일자리 창출로 포장되는 기업의 이익, 안보국가와 민간기업의 전횡은 언제나 함께 생각해 봐야만 하는 한 쌍이다.
...덤으로 이 책에서는, 자유시장을 주장하는 미국이 실제로 얼마나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자료도 함께 찾을 수 있다.
지식인의 책무
노암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황소걸음
나의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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