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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록 관리, 과연 새로운 패러다임의 서비스가 될 것인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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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록 관리, 과연 새로운 패러다임의 서비스가 될 것인가?

자그니 2008. 3. 14. 01:49

미국 산디에고에서 3월초에 있었던 건강 기술 컨퍼런스(health-tech conference)에서 MS와 구글이 개인 건강 기록(personal health records, PHRs) 서비스에 참여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인터넷 붐이 있었던 20세기초를 제외하면, 한국에선 그리 신경쓰지 않던 분야여서 한번 알아봤습니다. (아젠다넷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e-헬쓰 시장은1993년 ATA(American Telemedicine Association) 설립에서 시작, 캘리포니아주 원격진료 관련법(‘96), 연방 원격진료 관련법 ('97) 등 제정 단계를 거쳐 현재 e-Health 관련 산업은 전체 GDP의 15% 규모로 추정되며, 99년부터 3년간 22%의 급속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 MS의 개인 건강 기록 서비스인 HealthVault에 대해선 paperinz에 실린 글(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간단히 말해 개인 건강에 관련된 모든 기록을 웹으로 남겨 공유하는 서비스-라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개인이 측정한 자료와 병원에서 검사한 혈당, 심박수, 폐활량등을 공유하고, 자신에게 어떤 병원 검사 기록, 알러지 반응등이 있었는 지를 계속 기록해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며, 의사들에게는 정확한 진단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고, 응급상황 발생시 응급실에서 바로 참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개인은 자신의 진료기룍을 올리며 몸의 변화를 체크할 수 있고, 관련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며, 간단한 조언도 들을 수가 있습니다. 자신이 했던 병/의원의 검사 기록을 자신이 모두 체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의사는 환자가 그동안 어떤 상태에 있었는 지를 알 수가 있고, (심한 경우?) 이제까지 어떤 약을 복용하고 처방받았는지 확인하는 것도 가능할 듯 합니다. 알러지 정보나, 과거에 어떤 수술을 했었는지 등도 한꺼번에 체크가 가능하니 보다 정확한 진단과 대응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올해 들어 구글과 MS가 뛰어들었지만, 비슷한 서비스는 이전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기획의 흥미로운 점은, 의료 사업과 개인이 만나는 구도가 바뀌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의료 사업은 자신의 진로를 "병을 치료하는 것"에서 "개인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듯 합니다. 병/의원을 아프면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일상속에 함께하는 곳으로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듯한 느낌. ... 물론, 그러면 병원을 찾는 횟수도 더 늘겠지요? -_-;;; 아플 때는 당연히 병/의원을 찾고, 이젠 건강 관리를 위해서도 찾을 지 모르게 됐으니.

워싱턴 포스트 기사
에서 나온 MS와 구글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두 회사는 모두 공통적인 최종 목적을 가지고 있다 : 이용자가 만들고 비축한 개인 건강 기록, 획득한 정보, 찾아낸 의사들과, 진료 예약, (의료진과의) 온라인 의사소통과, 약물 치료의 관리, 프로바이더나 더 많은 이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통합된 온라인 환경을 구축하는 것. 물론 MS와 구글에게는 항상 또다른 목표가 있다. 바로, 세계를 지배하는 것.

* 두 회사 모두 이용자가 남긴 정보에 접근하고 싶어한다. 만약 고용주나, 보험 회사 등등과 나누고 싶지 않은 정보가 있다면, 그것은 기록해서는 안된다.

* 두 회사 모두 웹 기반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시 말해 이용자가 어떤 컴퓨터를 통해서도 무료로 접속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서비스는 마치 온리인 뱅킹 같이 안전할 것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이용자의 명확한 허락 없이는 이용자의 정보를 공유하기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 두 회사 모두 필요없는 정보는 걸러진, 맞춤형 검색을 제공한다.

사실 이 서비스는 매우 복잡한 사업이라고 합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시스템을 통해, 서로 다른 형태로 기록하는 데이터를 통합해서 보여줘야하는 작업이니까요. 게다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매우 민감한 문제가 걸려있기도 합니다(프리랜서 칼럼리스트 마이클 거버는 칼럼을 통해(링크) 인터넷 뱅킹도 하면서 이것을 왜 안하냐고 쓰고 있기도 합니다.). 기록된 개인 정보를 평생 보관해야 한다는 문제도 남습니다. 신용할 수 없는 건강 정보를 어떻게 거르냐-의 문제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왜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일까요? MS는 검색 결과에 텍스트 광고를 보여주겠다는 수익모델을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프로토 타입인 구글은(Cleveland Clinic) 수익 모델도 확실하게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왜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일까요? 분명 흥미로운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이런 사업을 하려면 국가차원에서 추진해야만 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들 서비스가 어떻게 발전할지, 유심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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