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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 - 새 바람이 오는 그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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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 - 새 바람이 오는 그늘

자그니 2004. 3. 17. 10:28

당신을 닮은 인형하나 사러갔지
그곳에 한동안 서있었네 아무말없이
내맘에 숨어있는 내모습이 싫어서
허탈한 맘에 웃어보네

라라라라~

당신을 닮은 인형 안고 난 걸었지
어느새 불꺼진 그 창가에 나는 서 있네
그렇게 사랑했던 내마음이 미워서
가늘게 눈뜬 하늘보네

라라라라~

당신을 닮은 인형 내겐 소중했지
하지만 버리고 돌아왔네 나의 사랑도
하늘엔 당신 모습 왜이리도 많을까
눈을 감아도 보이네

안녕이라 하지마-

라라라라~ 좋은날-


노래에 담긴 사연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이 노래는 언제 들어도 내게-
아무런 목적도 없이 헤매이던-
그 밤거리를 떠올리게 만든다.

성신여대 앞에서, 대학로를 지나, 광화문을 거쳐,
다시 이대 후문으로 가는 길을

밤새도록, 밤새도록, 밤새도록
걷고 또 걸었던 날의 이야기-

이빨은 덜덜덜 떨리고 눈물이랑 콧물은 뒤범벅
주머니 속에 찔러넣은 손까지 얼어붙을 것 같았던
아무데서나 누워서 자버리고 싶었던
그 피곤했던 밤

텅빈 공중전화만 보면 들어가서
전화하고 싶었던 기억-

땅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주워서피다가
누군가가 버린 담배 반갑을 줍고는 행복해 했던 기억-

결국 몰래 들어가 잠을 청했던 성당
(아직까지 있을까?)

낡은 워크맨 하나 가지고 길을 걸으며
무한정 리플레이해서 들었던 기억.

두근거리는 내 심장이-
보고싶은 마음,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
같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이게 대체 무엇인지 알수가 없어서
헤매다녔던 밤-

...

이제와서 생각하니,
나는 어째서,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을까 ㅡ_ㅡ;;
(담배 끊은 것을 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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