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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거처 - 김선우

자그니 2003. 10. 26. 10:57

살다보면 그렇다지
병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지

치료하기 어려운 슬픔을 가진
한 얼굴과 우연히 마주칠 때

긴 목의 걸인 여자 ―
나는 자유예요 당신이 얻고자 하는
많은 것들과 아랑곳없는 완전한 폐허예요

가만히 나를 응시하는 눈
나는 텅 빈 집이 된 듯했네

살다보면 그렇다네 내 혼이
다른 육체에 머물고 있는 느낌
그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네



외로움은 만성질환 불치병-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을-
친구라고 생각하며, 함께 가야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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